디지털 유산 상속

하드웨어 지갑(Ledger, Trezor) 디지털 유산 상속 시 주의할 점

po-info news 2025. 7. 5. 19:54

 

 

‘가장 안전한 지갑’이 상속에선 가장 위험할 수 있다

 

암호화폐 자산을 보유한 사용자들이 보안을 위해 선택하는 가장 신뢰받는 방식은
바로 하드웨어 지갑(Hardware Wallet)이다.
대표적으로 Ledger(레저)와 Trezor(트레저) 같은 지갑은
인터넷에서 분리된 상태로 개인 키를 저장하며, 해킹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하드웨어 지갑의 강력한 보안성은
사망 이후 가족이나 상속인이 자산에 접근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하드웨어 지갑은 아이디나 비밀번호를 잊어도 고객센터에 복구 요청을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니다.
지갑 소유자가 직접 보관한 복구 문구(Seed Phrase 또는 Recovery Phrase) 없이는
기기를 가지고 있어도 자산에 접근할 수 없으며, 그 어떤 플랫폼도 이를 대신해 주지 않는다.

 

디지털 유산

 

즉, 하드웨어 지갑은 소유자가 사망했을 때, 사전에 철저하게 대비하지 않았다면
수억 원, 수십억 원 상당의 자산이 평생 잠긴 채 사라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 글에서는 하드웨어 지갑 상속 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 기술적 문제와
생전 준비에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실무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정리한다.

 

하드웨어 지갑의 구조와 상속이 어려운 기술적 이유

 

하드웨어 지갑이란?

하드웨어 지갑은 암호화폐의 ‘개인 키(private key)’를
인터넷에서 분리된 장치에 저장하여 보관하는 장치다.
이는 온라인 지갑(소프트웨어 지갑)보다 훨씬 안전하며,
외부 해킹, 피싱, 악성코드에 노출되지 않는 오프라인 환경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대표적인 기기로 Ledger Nano S / Nano X,

Trezor One / Model T 가 있다.

복구 문구(Seed Phrase)가 전부

이들 지갑은 초기 설정 시, 12~24개의 단어로 구성된 복구 문구(Seed Phrase)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이 문구는 하드웨어 지갑의 모든 정보와 연결되며,
장치 분실이나 파손 시에도 이 복구 문구만 있으면
다른 기기에서도 동일한 지갑을 복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Seed Phrase는 단 한 번만 제공되며, 서버에 저장되지 않는다.
즉, 사용자가 이를 별도로 백업해 두지 않았거나,
유족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면
기기가 있어도 자산은 영구적으로 복구할 수 없다.

Ledger와 Trezor는 복구 지원을 하지 않는다

하드웨어 지갑 제조사는 고객센터는 개인 키 복구 불가능하며,

사망자의 자산을 대신 처리해 주는 제도 없고

복구 문구는 ‘사용자 단독 책임’이라고 한다.

이러한 구조는 보안 측면에서는 매우 강력하지만,
상속 측면에서는 법적 권리가 기술적으로 완전히 무력화되는 결과를 낳는다.

 

상속 과정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문제들

 

하드웨어 지갑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폴리곤 등 주요 암호화폐만 아니라
NFT, 디파이 토큰, 스테이킹 자산까지 모두 통합 관리할 수 있다.
그만큼 고인이 남긴 하드웨어 지갑은 매우 중요한 디지털 유산이 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실질적인 상속은 매우 어렵다.

첫 번째로 복구 문구 분실

고인이 Seed Phrase를 종이에 적어 금고에 보관하거나,
노트 앱에 암호화해 저장해두지 않았다면
유족은 기기를 가지고 있어도 복구할 수 없다.

두 번째로 비밀번호(핀코드) 모름

기기 자체는 설정된 PIN 코드가 있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PIN 코드를 일정 횟수 이상 틀릴 경우 기기 초기화가 발생하고,
복구 문구가 없으면 자산은 사실상 소실
된다.

세 번째로 기기와 문구가 따로 보관된 경우

기기와 복구 문구를 각각 다른 장소에 보관했을 경우
한쪽이 유실되면 전체 접근이 불가능하다.
심지어 복구 문구가 암호화된 상태로 저장되어 있다면
암호 해독 없이 접근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네 번째로 유족이 장치의 용도를 모름

가족이 하드웨어 지갑의 존재는 알더라도
그 장치가 암호화폐 저장용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결국 기기는 폐기되거나, USB처럼 오해되어 버려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세금 및 신고 누락

상속인이 하드웨어 지갑 자산을 확인하지 못하면
상속세 신고에서 누락되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또는 반대로 자산 존재를 추정할 수 없어
소송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생전 준비를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라인

 

하드웨어 지갑의 특성상, 사망 이후에는 어떤 도움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생전에 아래와 같은 사전 준비를 체계적으로 해두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상속 전략이다.

복구 문구의 보관 방식 정하기

종이에 적어서 방수·방염 처리된 금고에 보관한다.

복구 문구를 두 곳에 나누어 보관(2 of 2 방식)한다.

금속 백업 플레이트(steel wallet) 사용으로 내구성 강화한다.

노트 앱, 비밀번호 관리 앱에 암호화해 저장할 수 있다.
단, 해당 앱의 마스터 비밀번호도 별도 백업 필요하다.

PIN 코드와 지갑 종류 메모

사용 중인 하드웨어 지갑 종류(Ledger Nano X, Trezor Model T 등)

설정된 PIN 코드와 사용 환경(연결 소프트웨어, 자산 종류 등)을
간단하게 문서화한다.

디지털 상속자에게 정보 인계 절차 마련

유언장에 하드웨어 지갑과 관련된 정보 명시한다.
(복구 문구 보관 장소, PIN 코드 접근 절차, 자산 내역 등)

상속자에게 Ledger Live, Trezor Suite 등 사용법 안내한다.
자산이 존재해도 이를 옮기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한다.

법률 전문가 또는 신탁 기관을 통해
복구 문구를 조건부 공개하는 시스템 구축할 수 있다.

자산 종류와 가치 명세 정리

지갑에 저장된 암호화폐의 종류, 개수, 지갑 주소 정리한다.

NFT, 스테이킹 자산은 별도로 구분한다.

자산 평가액을 함께 남겨두면 상속세 계산에 도움이 된다.

 

상속자로서 주의할 점과 제도적 개선 필요성

 

상속자가 하드웨어 지갑을 인수하더라도,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기술적 지식이 부족하면 자산은 여전히 ‘잠긴 금고’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족은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상속자 실무 가이드

고인의 문서, 이메일, 금고, 노트북 등을 세심하게 조사하면
복구 문구의 단서가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다.

하드웨어 지갑 기기를 폐기하지 말고 별도 보관한다.

기술 전문가 또는 암호화폐 컨설턴트에게 초기 분석 의뢰할 수 있다.

법률상 ‘디지털 자산 인수’ 절차를 공증받을 경우
추후 세무 신고나 플랫폼 협의 시 도움이 된다.

제도 개선 필요성

한국 민법에는 아직 하드웨어 지갑에 대한 상속 지침이 구체적으로 없다.

상속법에 디지털 자산의 ‘접근권’을 명문화하고,
복구 문구를 포함한 정보가 법적으로 상속 재산으로 분류될 수 있도록 개선 필요하다.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은 향후
암호자산 상속세 신고 시 복구 불가 자산에 대한 공제 조건 또는 신고 지침 마련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