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산 상속과 가족 간의 갈등: 실태와 예방책
디지털 유산 상속 시대,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다
과거에는 유산 상속 갈등이 대부분 부동산이나 현금, 주식 같은 실물 자산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디지털 자산의 가치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상속 분쟁이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블로그, 유튜브, 암호화폐, 온라인 계정과 같은 디지털 유산은 가치의 평가 기준이 모호하고 소유권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가족 간 갈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예를 들어 부모가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이나 블로그가 사망 후에도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경우, 어느 자녀가 이를 이어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더욱이 디지털 자산은 물리적 증거가 남지 않기 때문에 상속인 중 한 사람이 몰래 관리하거나 단독으로 접근하기도 쉬워, 형제자매 간의 신뢰에 금이 가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단순한 감정싸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법적 분쟁과 장기 소송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상속법이 디지털 유산을 명확히 다루지 않기 때문에 혼란의 여지가 크며, 가족 사이의 소통 부재는 이를 더욱 악화시킨다.
실제 사례로 보는 디지털 유산 상속 분쟁의 실태
국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디지털 상속 갈등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의 한 사례에서는 60대 남성이 사망한 후, 고인이 생전에 운영하던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에서 매달 수익이 발생하자, 두 자녀가 계정 소유권을 두고 다투는 법적 분쟁이 발생했다. 문제는 고인이 별도로 유언장을 남기지 않아 누구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지 불명확했으며, 결국 플랫폼에 계정 삭제 요청까지 들어가는 상황이 되었다.
해외에서는 더욱 복잡한 문제가 발생한다. 한 미국 유명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사망 이후에도 팔로워 수가 증가하며 브랜드 가치를 가진 ‘디지털 자산’으로 평가되자, 전 배우자와 자녀 간에 해당 계정 운영권과 수익 배분 문제로 분쟁이 벌어졌다. 계정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가족이 일방적으로 관리하면서, 다른 상속인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사태로 발전한 것이다.
이처럼 디지털 유산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누가 접근 권한을 가졌는가가 실제 소유자처럼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법적으로 상속인의 권리를 보장받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다. 따라서 생전부터 체계적으로 디지털 자산을 정리하고, 명확한 법적 문서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상속 갈등은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디지털 자산에서 갈등이 발생하는 핵심 원인
가족 간 갈등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 때문만은 아니다. 디지털 자산 특유의 특징이 갈등을 유발하는 핵심 요인이 된다. 다음은 대표적인 원인이다.
비가시성이 있다. 디지털 자산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이 존재 여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숨겨진 암호화폐나 수익형 채널은 한 사람만 알고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
접근권의 독점이다. 실제로 중요한 건 소유권보다도 로그인 정보와 접근 권한이다. 이를 독점한 가족이 임의로 삭제하거나 수익을 취득할 경우, 다른 가족들은 알 방법조차 없다.
상속 법제도가 미비하다. 한국은 아직 디지털 자산에 대한 명확한 상속 기준이 없어, 법적 해석의 여지가 너무 많다. 이에 따라 같은 상황에서도 법원 판결이 다르게 나오거나, 상속인이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생긴다.
감정적 요소 결합이 있다. 디지털 유산은 고인의 일기, 사진, 영상 등 감정적으로 의미 있는 콘텐츠가 많아, 재산적 가치만 아니라 정서적 충돌도 함께 발생한다. 이것이 분쟁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디지털 유산 상속 갈등을 예방하기 위한 실질적인 전략
갈등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생전 준비와 가족 간 소통이다. 다음과 같은 실천적 조치들이 효과적이다:
디지털 유언장 작성
구글 Inactive Account Manager, 애플 Legacy Contact 기능 등을 활용해
사망 시 계정 인계자를 미리 지정할 수 있다.
국내 법률사무소나 디지털 신탁 서비스에서 법적 효력을 갖춘 유언장 작성할 수 있다.
중요 계정 목록 정리
이메일, SNS, 클라우드, 암호화폐 지갑 등의 계정 정보를 목록화하고,
암호화된 형태로 신뢰할 수 있는 가족 또는 전문가에게 전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수익형 자산 명시
블로그, 유튜브, 애드센스 계정과 같은 수익 연계 콘텐츠는 반드시 유언장이나
계약 문서에 명시하여 소유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가족 간 대화 유도
“내가 죽은 뒤 이 블로그는 어떻게 처리되면 좋겠니?”와 같은
가벼운 질문으로 대화를 시작해 보자.
단 한 번의 대화만으로도 나중에 발생할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티스토리 블로그 운영자라면 지금 바로 준비하자
티스토리 블로그는 대표적인 수익형 콘텐츠 플랫폼 중 하나이며,
운영자의 노력과 시간이 그대로 자산으로 전환되는 구조다.
하지만 사망 후 이러한 블로그가 방치되거나,
가족 간에 소유권 다툼이 생기면 그 가치는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
애드센스를 연동한 블로그, 수년간 쌓은 콘텐츠, 누적된 독자 수는
분명한 디지털 자산이며, 이는 상속 대상이 된다.
따라서 블로그 운영자는 단순히 콘텐츠를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블로그가 사후 어떻게 관리되기를 원하는지 미리 설계해야 한다.
이는 곧 가족 간 신뢰를 지키는 일이며, 자신이 남길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지금 당장, 자신의 계정 목록을 정리해 보자.
디지털 유산 갈등은 사후에 해결하기엔 너무 늦다.